올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한국인 여행객들의 시선이 국내로 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 흐름 속에 여행 비용 상승과 우선순위 변화가 맞물리면서, 보다 신중하게 혜택을 따져가며 여행을 계획하는 ‘가치 중심’ 트렌드가 뚜렷해지는 양상입니다.

익스피디아 그룹 산하의 글로벌 호텔 예약 플랫폼 호텔스닷컴은 이 같은 변화하는 여행 수요와 여행객의 행동 양상을 분석한 대표 여행 트렌드 보고서 ‘언팩 2026 여름 에디션(Unpack '26 Summer)’ 최신판을 오늘 공개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호텔스닷컴의 기존 연간 트렌드 리포트인 ‘언팩 2026’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자사 플랫폼 데이터와 소셜 리스닝, 그리고 시장 조사 전문 기관 원폴(OnePoll)을 통한 글로벌 리서치 결과를 종합해 도출됐습니다.

“안 떠나는 게 아니라 다르게 떠난다” 국내 여행과 가치 소비의 결합

올여름 휴가 계획에서는 무엇보다 국내 여행 수요의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소셜 미디어 내 국내 휴가 관련 언급량이 전년 동기 대비 77% 급증한 가운데, 한국인 여행객의 56% 역시 지난해 여름보다 올여름 국내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답했습니다. 실제 올여름 대표 휴양지인 부산의 검색량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서울과 강원을 포함한 국내 주요 지역에 대한 관심도도 5% 상승했습니다.

익스피디아 그룹 아시아 지역 PR 총괄 라비니아 라자람(Lavinia Rajaram)은 올여름 여행 시장을 두고 “수요가 둔화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비용 상승 등의 이유로 한국 여행객들은 보다 신중하게 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여행지와 가치 중심 여행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번의 여행, 여러 색깔의 숙박… ‘여름 호텔 호핑’의 진화

이번 보고서가 주목한 가장 흥미로운 트렌드는 한 번의 여행 중 여러 호텔에 나누어 투숙하는 ‘호텔 호핑(Hotel Hopping)’의 확산입니다. 여행객들은 단순히 잠을 자는 목적을 넘어 숙박 자체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고 도시의 다양한 매력을 깊이 있게 경험하기 위해 이동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호텔 호핑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세분화되어 나타납니다.

여름 호텔 호핑 부산, 대한민국(사진 제공: 익스피디아 그룹)

첫 번째는 대형 문화·스포츠 이벤트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이벤트 호핑’입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행사 전후로 숙소를 바꾸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6월 중순 부산에서 열리는 BTS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서면의 롯데 호텔 부산에 먼저 머문 뒤, 해운대의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으로 이동해 럭셔리한 해변 휴양을 연이어 즐기는 형태입니다. 프로야구 관람을 위해 잠실 인근 시그니엘 서울에 투숙한 후 강북의 웨스틴 조선 서울로 이동해 도심 호캉스를 즐기거나, 인천의 여름 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송도와 영종도의 리조트를 오가는 형태도 이에 해당합니다.

두 번째는 탁 트인 도로를 달리며 풍경을 즐기는 ‘로드 트립’과의 결합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릉의 신라모노그램으로 이동하며 도심과 동해안의 매력을 모두 즐기는 코스나, 파크 하얏트 부산에서 여정을 시작해 남해안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며 윈덤 그랜드 부산 이진에 머무는 남해안 드라이브 코스가 올여름 주목받는 대표적인 조합입니다.

마지막으로 출장 일정에 개인 휴가를 더하는 ‘블레저(Bleisure) 여행’에서도 호텔 호핑이 활발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블레저 관련 소셜 언급량이 16만 건을 넘어선 가운데 헬싱키, 런던, 오슬로, 파리 같은 글로벌 도시뿐만 아니라 서울 역시 출장 전후로 숙소를 옮겨가며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주요 블레저 호핑 명소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직관’ 대형 스포츠 이벤트 열기 vs 가격 낮아진 대안 휴양지 ‘힐링’

올여름 북미 지역에서 열리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대하는 여행객들의 태도는 두 가지 상반된 흐름으로 갈라졌습니다.

경기 현장의 열기를 직접 느끼려는 열성적인 팬들은 막바지 ‘직관 여행’을 계획하며 미국 캔자스시티, 필라델피아, 멕시코 몬테레이 등 개최 도시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의 숙소 관심도가 크게 치솟고 있습니다.

직관 여행 vs 힐링 휴가, 아틀랜타·조지아·미국(사진 제공: 익스피디아 그룹)

반면 복잡한 인파를 피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휴식을 취하려는 가치 중심형 여행객들은 ‘힐링 휴가’를 선택해 반대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대형 이벤트가 열리는 북미를 벗어난 유럽, 아시아, 남미의 일부 인기 휴양지들은 올여름 호텔 평균 일일 요금(ADR)이 전년 대비 약 25% 낮아진 반면, 오히려 여행객들의 관심도는 평균 35% 이상 증가하며 매력적인 대안처로 급부상했습니다.

스크린 속 그곳으로… ‘스크린 투어리즘’의 지속적인 강세

영화나 드라마, OTT 스트리밍 흥행작의 배경이 된 촬영지를 찾아 떠나는 ‘스크린 투어리즘(Set-Jetting)’ 열풍도 올여름 유행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호텔스닷컴은 앞서 예측한 인기 지역들 외에도 의외의 장소들이 작품 공개 이후 급부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전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 공개된 이후 올여름 검색량이 전년 대비 35% 증가한 영국 요크셔, 흥행 콘텐츠의 영향으로 관심도가 110% 폭증한 캐나다 머스코카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인기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배경이 로마로 확장되면서 작품 공개 후 두 달간 로마 검색량이 35% 증가하는 등 미디어 콘텐츠가 여행지 선택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습니다. 앞으로도 개봉을 앞둔 실사 영화들의 배경인 사모아와 하와이,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등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보다 자세한 여름 여행 트렌드 데이터와 각 유형별 추천 숙박 조합에 대한 정보는 호텔스닷컴 모바일 앱 또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