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소비자들의 피해 유형 가운데 끊이지 않는 것이 바로 ‘주행거리 조작’이다. 중고차 판매단지 밀집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전문가(?)들은 최신 디지털 계기판까지 조작해 소비자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이뤄진 주행거리 조작 피해는 매년 50여 건 정도다. 이런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주행거리 조작을 의심해볼 만한 5가지 단서를 소개한다.
1. 주행거리가 2만km 미만인데
브레이크 페달의 고무면이나 타이어 마모가 지나칠 경우
주행거리가 2만km 미만이라면 브레이크 페달의 고무면이 마모됐거나 타이어가 마모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 페달과 타이어의 고무면이 마모됐다면 주행거리 조작을 의심할 만 하다.
2. 주행거리가 10만km 미만인데
계기판 점등상태가 어두운 경우
최신 계기판들은 대부분 LED로 시안성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연식이 상당히 지난 중고차의 경우 벌브형 램프가 적용된 계기판인 경우가 있다. 가정용 전구에도 수명이 있듯이 이 램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제기능을 잃게 된다. 제조사마다 약간 다르지만 보통은 그 수명이 10만km는 넘는다. 만약 주행거리가 10만km 미만인데 계기판의 조명이 어둡다면 실제 주행거리를 조작했다고 의심해 봐야 한다.
3. 주행거리가 4만km인데
타이밍 벨트가 교체 됐을 경우
타이밍 벨트는 엔진의 흡기밸브 혹은 밸브간 타이밍을 조정하는 벨트로 엔진의 중요 소모품 가운데 하나다. 최근에는 체인형 벨트를 채택하는 제조사들이 증가하고 있어 타이밍 벨트 교체 수요가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과거에 생산된 많은 차에는 고무로 만든 타이밍 벨트가 달려 있다. 타이밍 벨트의 일반적인 교체시기는 6만~8만km. 따라서 주행거리가 4만km에 불과한데 타이밍 벨트 교체 흔적이 보이거나 성능점검표 혹은 기타 문서에 교체 흔적이 있다면 주행거리 조작을 의심할 만한 충분한 사유다.
4. 주행거리가 4만~5만km,
스티어링 휠과 기어봉, 비상등 램프가 반질반질한 경우
스티어링 휠과 기어봉 그리고 비상등과 같이 운전자가 가장 자주 손을 대는 곳의 마모나 사용감이 지나치다면 역시 주행거리 조작을 의심할 수 있다. 주행거리 5만km 이하라면 이를 감안해 사용상태를 체크해 봐야 한다.
5. 컬러 계기판을 장착했을 경우
최근에는 이런 경우가 많이 줄었지만 과거 컬러 계기판을 장착해 멋을 부리던 것이 유행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컬러 계기판은 제조사가 만든 계기판과 모양과 경고등 유형이 같지 않기 때문에 제조사에서도 권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AS가 거부되는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게다가 컬러 계기판은 주행거리 조작의 쉬운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컬러 계기판을 장착한 중고차 매물이라면 확인하고 또 확인해 봐야 한다.
글. 엔카매거진 김경수 기자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