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면서 필수적으로 방문해야 할 곳은 바로 어디일까요? 물론 차량 유지 및 보수 목적으로 정비소를 가는 경우도 있지만, 자동차에 필요한 기름을 보충하기 위한 ‘주유소’를 가장 자주 방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대표적인 유종이며 내연기관 자동차들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 경유와 휘발유는 각 자동차의 엔진 형식에 따라 잘 선택해 주유해야 하는데요. 

대다수의 운전자분들이라면 이미 알고 계시듯이, 주유 장치의 노즐, 팁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경유 노즐은 휘발유 노즐 대비 구경이 상당히 넓고 휘발유는 좁습니다.

그 결과, 휘발유 차량에 경유를 넣는 혼유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 편이지만 급하게 통화 중이거나 무의식 적으로 경유차에 휘발유를 주유하는 사고는 간혹 발생하게 되는데요. 오래전부터 뉴스 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기 차량에 적합하지 않은 유종을 주유하여 피해를 보는 ‘혼유 사고’ 사례가 간혹 들려오는 만큼,

저희 픽플러스가 개인이 직접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경유차량에 휘발유를 주입했을 때 어떤 현상이 생기는지 직접 실험해 보았습니다.

경유차에 휘발유 혼유, 하지만 의외의 결과가?

본격적인 실험에 앞서, 커먼레일 디젤 SUV 차량의 기름을 연료 경고 등이 들어오는 시점까지 소진 시킨 후, 20리터의 휘발유를 주입하였습니다. 그리고 연료게이지를 통하여 주유가 된 것을 확인하고 난 뒤 시동을 걸어 보았는데요. 

기존 바닥에 남아있던 잔여 경유 때문인지 시동을 거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시동을 건 이후 사유지 내 주행을 바로 시작하였습니다. 혹시 모를 사고의 위험성이 있어, 사유지 내에서 시속 30-40km를 유지하고 연료 경고 등이 점등될 때까지 주행을 진행하였는데요. 기존의 소문들이나 예상과는 달리 바로 노킹 현상이나 시동이 꺼지지는 않았고 그 후 오랜 시간 동안 주행하고 나서야 엔진이 떨리면서 시동이 꺼져버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다를 수 있다?

실험에서는 비록 주행한지 꽤 지나서야 시동만 꺼지는 현상만 보였지만, 실제로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디젤 기반의 자동차 엔진은 휘발유 엔진의 불꽃 점화방식과는 달리 ‘압축착화방식’으로 작동됩니다. 

실린더 내부의 공기를 압축을 하게 되면 섭씨 약 500도에서 550도 이상의 열을 발생하는데요. 이때 휘발유보다 높은 발화점을 가지고 있는 경유에 불이 붙고 폭발하여 엔진 동력을 얻게 되죠.

하지만 실험에서와 같이 혼유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시동이 꺼지지도 않고 오랜 시간 동안 주행이 가능했었던 것은 연료탱크 속 잔여 경유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연료 경고등이 점등 되더라도 4-5리터 정도의 기름이 남아있어, 휘발유가 유입되어 혼합되는 과정에서 휘발유 인화점이 남아있던 경유로 인해 일정 부분 상실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디젤 엔진에 연료펌프와 라인을 통하여 대량의 휘발유가 주입되는 경우 휘발유의 낮은 발화점으로 인해 실린더 내 폭발 현상은 일어나기 때문에 엔진 동력은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휘발유는 경유보다 압축행정 과정에서 더 빠르게 폭발이 일어나 노킹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기존에 설정되어 있던 엔진 배기 시스템 타이밍에 어긋나게 되어 출력 손실 및 엔진 동력 관련 부품에도 손상을 주게 됩니다.

저희가 직접 실험하는 동안 자세히 보여드리지 못하였지만 실제로는 연료통, 고압펌프, 인젝터, 연료필터, 연료라인 교체 또는 세척 등 수많은 작업이 필요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엄청난 수리비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차량을 소유한 운전자라면 반드시 가야 하는 주유소, 운전 빈도나 사용목적에 따라 더 많이 방문할 수도 있는데요. 비록 자주 가는 곳 일지라도 주유를 하실 때는 항상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자칫 자신 또는 타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혼유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자신의 차량에 맞는 정확한 유종을 주유구 주위에 눈에 잘 띄도록 표기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주유소 직원에게 명확히 통해줘야 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혼유한 사실을 기름을 다 넣고서야 인지하였더라도 시동은 걸지 말아야 하며, 보험사를 통해 즉시 차량을 견인하여 공업사로 이동시킨 후 조치를 취하시는 것이 피해를 가장 최소화시키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