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태기’란 ‘관계’와 ‘권태기’를 합성한 신조어입니다.
혹시 당신도 인간관계에 권태롭지 않으신가요?

가을배추 아주심기는 40센티미터, 토마토 옮겨심기는 50센티미터인 것처럼 사람과의 관계도 적당한 거리가 명료하게 정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관계에 서툴어 지친 당신이 조금이나마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드립니다.

적당한 거리

당신은 나에게 말한다. 약간의 거리를 둬야겠다고. 그러면 서로 편해지겠다고.
당신은 약간의 거리 저편에 숨는다.

그 약간이 어느 만큼의 거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사이에 끼어든 약간의 거리감은 이제 여간해서는 좁혀지기 힘들 것 같다.
나는 당신에게 말한다. 적당한 거리를 주겠다고. 그러면 둘다 자유로워지고 좋지 않겠냐고.

소홀과 무례 사이

(중략) 

가깝고 친해지면 자신도 모르는 관계에 방심하는 횟수가 는다.

소홀과 무례는 항상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이라서, 나 자신이 알아차리게 된 때에는 이미 늦다. 내가 아는 관계에는 공짜도 일시불도 없다. 오늘의 관계는 오늘의 성실을 요구한다.

혼자인 나를 사랑해야 할 시간

혼자 밥먹고, 혼자 책 보고, 혼자 여행하고, 혼자 말하고, 혼자 사랑하고, 혼자 떠나는 일들을.

너무나 오랫동안 여럿이 하는 일에 나는 길들여졌다. 이제는 혼자서도 나를 잘 돌봐야 한다. 잘하는 방법을 배워서 능숙해질때까지 혹독하게 연습해야 한다. 그래야 외로워도 덜 외롭다. 아름답지 않아도 당당할 수 있다.

어느 날 설거지를 하다가 깨달았다. 포개진 국그릇 두 개가 꽉 끼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메마른 채 너무 오래 둔 탓이었다. 처음엔 힘을 줘 억지로 빼보려고 했고,
나중에는 따뜻한 물과 비눗물로 살살 달랬다.
이것을 무슨 불길한 징조로 예감하는 스스로의 나약함을 책망했고,
앞으로는 나의 생활을 물기 한 점 없이 푸석거리게 방치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마음과 지내기가 한결 수월해진 어느 날 저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