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대들이 사랑하는 앱 틱톡, Z세대는 대체 틱톡으로 뭘 하고 노는 걸까요? 보통 틱톡이라고 하면 춤이나 노래 영상을 떠올리지만. 그 틱톡으로 뉴스를 전하는 미디어가 있습니다. 바로 IT 기자의 명함을 내려놓고 틱톡 크리에이터로 법인까지 세운 뉴즈(NEWS)의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NEW와 Z세대의 Z가 합쳐진 ‘뉴즈(NEWZ)’는 AI, 블록체인 등의 어려운 정보를 틱톡으로 재미있게 전달합니다. 뉴즈는 왜 이런 일을 할까요? 바로 Z세대가 그 어려운 미래기술의 실질적인 주인공이기 때문이죠. 뉴즈의 김가현 대표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서 앞으로 미래 세대가 똑똑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콘텐츠로 돕고 싶어요”라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테크 분야의 콘텐츠가 3040 남성 중심인 모습과 달리, 뉴즈는 Z세대 특히 1020 여성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1년 만에 10만 팔로워를 넘어서며 최근에는 뉴스 미디어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틱톡의 공식 파트너사로 지정되어 교육 전문 MCN ‘메이저스 네트워크’를 출범하기도 했습니다.
뉴미디어 업계에서 잔뼈 굵은 두 명의 동료가 함께 창업한 ‘뉴즈’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Part 1. 테크 분야에서 여성과 Z세대를 사로잡은 틱톡쌤 이야기
Q. 틱톡이 익숙한 Z세대와 달리 아직은 틱톡에 대해 낯선 분들이 많을 텐데요, 뉴즈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가현 CEO(이하 가현) : 안녕하세요. 미디어 스타트업 뉴즈의 대표 김가현입니다.
김지윤 COO(이하 지윤) : 안녕하세요. 함께 뉴즈를 창업한 최고 운영책임자(COO) 김지윤입니다.
가현 : 뉴즈는 ‘틱톡’이란 플랫폼 통해 정보의 대중화에 앞장서며 Z세대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미래를 이끌 Z세대에는 당장 오늘로 다가온 미래를 똑똑하게 함께 준비할 수 있도록 정보와 소식들을 콘텐츠로 만들어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래 세대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재빨리 포착해서 함께 만들어가고 있어요. 공동창업자인 지윤 님과도 나눴던 이야긴데, 흔히 10년 전에 이런 걸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잖아요. 그 당시에는 그 이야기들을 막상 해주는 어른들이 없었어요. 후에 미래 세대들이 10년 전에 이걸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지 않도록 뉴즈를 통해 그 이야기를 해줄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Q. 틱톡 언니, 틱톡 선생님이라 불리며 틱톡의 제1호 공식 교육 크리에이터가 되셨어요. 특히 일반적인 테크 콘텐츠와 달리 여성 팔로워의 비율이 70% 이상이라고 하셨는데 이건 어떤 의미일까요?
가현 : 저와 지윤 님은 IT 전문 기자였기 때문에 더 잘 알고 있는데, 테크 미디어 독자분들은 대부분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틱톡은 여성 유저가 조금 더 많기는 하지만 14만 명이 넘는 뉴즈 팔로워의 약 70%가 1020 여성이 차지한다는 건 테크 미디어로서 굉장히 유의미한 성비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의 발전이 삶과 떨어져 있는 게 아니에요. 예를 들면 저희가 10년 전만 해도 2G 폰을 썼었는데,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이 세상이 통째로 달라졌잖아요. 이런 식으로 기술은 우리 일상을 정말 빠르게 바꿀 수도 있고 세상 전체를 바꿀 수 있어요. 하지만 기술이 가지는 어려운 진입장벽이 세대 간의 성별 간의 차이를 만든다고 저희는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러한 정보,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과 같은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기술들을 쉽고 재미있게 전하면서 테크의 대중화를 이루고 싶었어요. 그냥 말만 하는 대중화가 아니라 세대 간, 성별 간의 격차를 줄이는 대중화를 만들겠다고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70%의 여성 팔로워 수치가 어느 정도 우리의 목표를 이룬 게 아닌가 하는 의미가 있어요.
Q. 현재 틱톡 팔로워가 141K를 달성하며 200K를 목표로 달려가고 계십니다. 안정적인 직업을 뒤로하고 틱톡을 통해 교육 콘텐츠를 선보이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어떻게 창업을 결심했나요?
지윤 : 사실 저희는 창업을 목표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기자 일을 하면서 소소한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했어요. 어차피 자료 공부도 많이 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고 콘텐츠를 만드는 게 일이라서 ‘남는 시간에 무언가를 만들어보자’라고 했습니다. 단순하지만 명확한 가치가 있는 일을 한 것일 뿐이었는데, 그런데 점점 사람들한테 반응이 꽤 괜찮게 오더라고요.
가현 대표님과 저는 동료 기자로 일하면서 서로에 대한 100%의 믿음도 있었습니다. 그다음에 주변의 좋은 분들이 사업화한다는 이야기에 한번 창업을 해보라고 응원과 함께 실제 투자제안과 법인화 제안까지 해주셨어요. 결정적으로 두 분의 훌륭한 어른분들이 뉴즈에 대한 확신을 주셨습니다. 정지훈 미래학자님(뉴즈의 최고 비전 오피스)이 ‘빨리 미디어 스타트업을 창업하라`고 조언해주셨고, 나비아트센터의 노소영 관장님이 사업 아이템을 듣고 투자를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좋은 아이템, 신뢰하는 동료, 적극적인 조력자’라는 삼 박자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Q. 틱톡에서 교육 콘텐츠 분야에 있어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인 비결은 무엇일까요?
가현 : 저랑 지윤 님이 ‘콘텐츠 쟁이’라는 게 첫 번째 이유예요. 저는 아나운서, PD, 기자 등을 했고 지윤 님은 아웃스탠딩, 티 타임스와 같은 뉴미디어에서도 일하며 정말 다양한 콘텐츠 경험을 쌓았어요. 단순히 기자였고 단순히 피디였고가 아니라 영상부터 글까지 아주 다채로운 콘텐츠를 다뤘습니다. 그 경험들을 틱톡의 결에 맞게 만들다 보니 저희만의 차별성이 생겼던 것 같아요. 기자생활을 하면서 몸에 새긴 팩트체크, 피디일 때의 흥미와 신뢰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던 경험 들이 차별 전략 차 된 것 같아요.
지윤 : 스타트업에서 흔히 말하는 ‘fail-fast’ 전략이 아닐까요? (웃음) 그냥 저희는 빨리 많이 만들어보고 반응을 보면서 가고 있어요. 어느 정도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성이라 하면 일단 해보면서 ‘이런 트래픽의 이런 데이터가 좋았구나’ 하는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물론 트래픽에만 연연하지는 않아요. 뉴즈만의 콘텐츠 스타일로 꼭 다뤘으면 좋겠다는 것들을 함께 계속 얘기하면서 빠른 사이클로 움직였습니다. ‘1일 1 깡’이 유행했을 때는 ‘1일 1 뉴즈’로 30초 뉴스를 만들기도 하고 또 3개씩 올리는 날도 있었어요. 뉴즈만의 이런 유연함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Q. 틱톡을 통해 교육 콘텐츠 외에도 메이크업 영상이나 어플 추천 등의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계십니다. 팔로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가현 : 뉴즈가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교과서적인 정보만 다루는 건 아닙니다. 메이저스 네트워크에 소속된 청담동의 헤어디자이너, 메이크업 실장님 등 각 분야의 전문가분들이 크리에이터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답니다. 뉴즈의 팔로워분들도 저희를 단순히 딱딱한 선생님이 아니라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처럼 팬으로서 더 부담 없이 좋아해 줘요. 재미있는 예능형 콘텐츠를 찍어달라면 찍고, 일상이 궁금하다고 하면 또 일상 콘텐츠를 찍고 이렇게 콘텐츠를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과 구독자(팔로워)분들의 반응이 있나요?
가현 : 작년에 틱톡 ‘세로 광고제’에서 은상을 수상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틱톡에서 선정하는 게 아니라 틱톡 유저들이 투표를 해서 선정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뉴즈를 이렇게 좋아해 주시는구나 하는 마음에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뉴즈가 알려주는 정보들이 유익하고 또 나름대로 그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댓글을 보니 뉴즈를 통해 불안이 사라지고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는 반응에 굉장히 놀랐어요. 정보를 모른다는 불안감과 또 그 정보를 알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깨달았습니다. 팔로워분들께서 ‘뉴스 대신 뉴즈, 엄빠는 뉴스 보고 나는 뉴즈 본다’ 이런 반응을 보여주셔서 Z세대의 뉴스를 대체하는 채널이 되어간다는 뿌듯한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지윤 : 저도 세로 광고제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틱톡에 세로 광고 출품작을 올리고 인스타그램에 투표를 독려하는 글을 올리면서도 사실 안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했어요. 천만 팔로워인 사람도 있어서 그냥 잘되면 자랑해야지 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탑 10에 들어가고 또 탑 3이 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받았어요. 뉴즈가 전하고 싶은 정보나 물어보는 정보를 알려주면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쌓이고 관계가 쌓여가면서 뉴즈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해준다고 느껴졌어요.
지금은 틱톡 이외에 메이저스 네트워크나 여러 가지 멀티채널이 생겨서 예전처럼 하루에 한두 개씩 올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소통만큼은 계속하려고 노력해요. 그럴 때마다 고맙다는 인사부터 다양한 반응을 댓글에 남겨줘요. 미디어에서는 항상 Z세대를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정형화하고 분석하는데 전혀 그 모습에 속하지 않은 분들도 많아요. 물론 어느 정도는 Z세대만의 문화나 패턴이 있는 건 맞지만 제대로 된 발언권이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댓글로 소통하면서 미디어가 원하는 Z세대의 모습이 아닌 진짜 Z세대를 마주하고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더 뜻깊었습니다.
Q. 최근 틱톡 MCN 사업도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관련 내용 좀 더 자세하게 소개해주세요.
가현 : 2020년의 뉴즈가 테크의 대중화를 외쳤다면, 2021년에는 교육의 대중화로 확장을 했어요. 저희 둘 다 IT 전문 기자였기 때문에 테크 정보를 다루는 데는 익숙하지만 모든 정보의 전문가는 아니잖아요. 팔로워분들이 댓글에서 묻는 질문이나 상담에 쉽게 답하지 못할 때도 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메이저스 네트워크를 설립하고 30명 가까이에 각 분야의 전문가분들을 크리에이터로 모셨습니다.
Z세대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크리에이터분들을 메이저스 네트워크보다는 뉴즈 크루라고 불러요. 더 친구 같고 가족 같은 위치에서 Z세대에게 필요한 정보를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뉴즈 크루에는 다 존경할만한 멋있는 분들만 있는 것 같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어요. Z세대가 새로운 꿈을 키울 수 있게 만드는 롤모델을 보여줄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미래학자 정지훈 교수님이나 노소영 관장님,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님 등 뉴즈 크루로 불리는 크리에이터분들은 모두 자신만의 엄청난 인사이트를 가지고 계세요. 굉장한 양질의 정보를 흔쾌히, 정말 교육의 대중화를 위해서 틱톡으로 함께 즐거운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간다는 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라는 게 영향력이 있다는 뜻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영향력이 단순히 내가 팔로우가 많고 유명하다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말하는 힘이 영향이 있을 때 진정한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뉴즈 크루의 크리에이터 분들은 다 훌륭한 말의 힘을 가지신 분들이라 Z세대에게도 배움을 통한 삶의 중요한 인사이트를 주고 싶어요.
Part 2. 후회없이 도전하던 콘텐츠쟁이 뉴즈의 20대
Q. 테크 분야를 끊임없이 공부하고 콘텐츠로 쉽고 재밌게 풀어내는 게 분명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평소 콘텐츠는 어떻게 만드시나요?
가현 : 지윤 님이 콘텐츠를 기획해주고, 전 영상 출연이랑 편집을 하는 걸로 서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어요.
지윤 : 평소에 콘텐츠 아이템은 늘 생각해두는 편입니다. 기자로 일할 때 생긴 습관인데, 이때 알게 된 전문가분들의 페이스북, 뉴스레터 등을 팔로우하면서 트렌드를 파악합니다. 눈길이 가는 신기술, Z세대가 알면 좋을 것 같은 이야기를 생각날 때마다 팀 채팅방에 공유하면서 쌓아 둡니다. IT 기술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시의성 있는 아이템을 위해서 사회 분위기도 모니터링해요. 디지털 성범죄, 개인정보 문제 등의 기사가 쏟아질 때 빠르게 그에 맞춘 기획을 합니다. 그럼 바로 촬영해요.
독자분들과 함께 기획하기도 해요. 저희 뉴즈 독자분들이 모인 오픈 채팅방이 있거든요. 영상 나오면 거기서 제일 먼저 피드백을 주시기도 하고, 반대로 저희도 ‘이런 아이템 어떨까요’라고 묻기도 해요.
Q. 두 분의 프로필을 보니 전공이 독특합니다. 김가현 CEO님은 ‘신학’,’ 언론 방송학’을 김지윤 COO님은 ‘종교학’,’ 생명학’을 전공했습니다. 대학 때 전공이 어떻게 콘텐츠 창작자로까지 이어졌을까요?
가현 : 고3 때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데, 하고 싶은 전공이 너무 많았어요. 기독교이기도 하고 성경 공부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일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신학’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학기에 미디어에 흥미가 생기면서 ‘신문방송학’을 복수 전공했어요. 집과 학교가 멀어서 지하철 안에서 신문을 읽기 시작했거든요. 처음엔 만화 코너로 시작했다가 점점 기사들을 읽으면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생겼어요. 저도 이런 현장 속에 있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신학이라는 전공도 함께 살리고 싶어서, 기독교 방송국인 CBS에 입사했어요. CBS가 시사 쪽으로도 강점이 있는 곳이라, 이때 미디어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지윤 : 저는 원래 전공은 생물학이었는데, 전공 공부를 열심히 안 했어요. 다른 학교에 없는 학과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엔 복수 전공으로 ‘미학’을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미학이 저랑 안 맞더라고요. 빠르게 피봇팅 해서 ‘종교학’을 들었는데 재밌었어요. 종교를 통해서 인간을 가장 깊게 탐구할 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콘텐츠 제작도 사실 사람에 대한 통찰이 필요해서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콘텐츠 제작의 매력에 빠지게 된 건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였어요. 영상 제작 동아리를 하는 친구가 영상에 나와달라고 부탁해서 출연했다가, 동아리에 가입해서 1년 정도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친구가 교내 신문사 공고를 보여주면서, ‘원고료를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영상 제작 동아리는 오히려 제 돈을 내가면서 고생을 하고 있어서 혹했죠. 그런데 들어가 보니 왜 돈을 주는지 알 정도로 일이 힘들더라고요. (웃음) 매주 28쪽의 신문을 만들었는데, 대학 신문사들 사이에서도 힘들기로 유명한 곳이었더라고요.
Q. 두 분은 대학 시절에 어떤 학생이셨나요?
가현 : ‘후회하느니 뭐든 도전해보자’는 성격인데, 이런 부분이 대학생 때부터 창업까지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요. 1학년 때 연극, 밴드, 응원단까지 하고 싶은 동아리 활동을 다 해봤어요. 노래를 못하는 데도 밴드부 보컬을 하고, 여행이 가고 싶을 때는 대학생 대외활동을 통해 티베트 여행을 갔어요.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는 스타일이었어요. ‘학사경고’를 한번 받아보고 싶어서 교수님들한테 학점을 내려달라고 했다가 호되게 혼난 적도 있어요.(웃음) 2학년부터는 장학금을 받았을 정도로,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지윤 : 가현님의 대학 시절 이야기는 처음 듣는데, 신기하게 저도 비슷하게 보냈어요. 공부보단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냈어요. 저는 대학만 입학하면, 공부에 관한 효도는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어요. 입학과 동시에 공부는 안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웃음) 저도 전공에 상관없이, 듣고 싶은 다른 학과 수업을 많이 들었어요. 수업 빠지고 즉흥적으로 부산행 기차를 타고 가서 바다를 보고 오기도 했어요.
Q. 두 분 다 창업 이전에 뉴미디어 업계에서 다양한 직장생활을 하셨습니다. 지금의 창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가현 : 창업 전에 블록 인프레스 기자,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전남 CBS 아나운서, KBS 우리말 겨루기 연출 등을 거쳐왔습니다. 이 중에서 첫 직장이었던 CBS 전남 아나운서 때의 경험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이때 아나운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무를 하면서,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멀티 플레이어로 일할 수 있는 능력치’가 올랐던 것 같습니다. 지역 방송국은 인력이 적어서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하거든요. 제가 아나운서국 막내였는데 라디오 리포팅, 취재, 글 기사 작성, 뉴스 진행까지 맡았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제가 의외로 PD나 기자처럼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업무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윤 : 저는 티 타임스, 아웃스탠딩, YTN 모바일 PD, 블록체인 매거진에서 기자로 일했는데, 그동안 거쳐온 모든 직장에서 다 조금씩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하는 일에서 가장 많이 도움된 곳을 하나 꼽으라면 IT 매체인 ‘아웃스탠딩’ 같습니다.
여기서는 콘텐츠를 감이 아니라 정량적인 데이터를 보면서 기획하고 피드백하는 관점을 배웠어요. 콘텐츠 발행 후 사용자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봤어요. 반응이 좋은 콘텐츠와 아닌 콘텐츠의 차이를 고민하고, 어떤 아이템을 할지 어디를 보완해야 할지 데이터를 두고 논의했어요.
또, 포맷 자체가 독특한 언론사라, 그 안에서 창작자로서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배운 부분이 많아요. 새로운 포맷을 시도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면, ‘그래 해봐라’라면서 저에게 맡겨주셨어요. 테크 분야 기사지만, 재밌게 써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초단편 소설’도 써보기도 했어요. 물론, 새로운 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작게 실패한 경험들이 촘촘하게 쌓여서, 장기적으로는 저를 성장시켰던 것 같아요.
콘텐츠 제작 방식은 사실 곧 조직 운영 방식이기도 하거든요. 이때 기억을 떠올리면서 뉴즈에서 콘텐츠를 만들 때 흉내 내게 되는 것 같아요. 지나치게 틀을 정해주지 않고, 최대한 개인에게 맡기고 기다리는 거죠. 좋은 선배들 덕분에 어떻게 함께 일하는지 많이 배웠습니다.
Q. 그 이전엔 조직에 소속된 콘텐츠 창작자이었지만, 이제 미디어 스타트업을 일구고 있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다를까요?
가현 : 확실히 책임감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 같아요. 그 전에는 콘텐츠를 잘 만드는 방법만 고민하면 끝났거든요. 그런데 이젠 ‘지속 가능한 회사’라는 키워드까지 고민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지금은 뉴즈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있잖아요? 사실 저도 대표는 처음이라서, 매일매일 부딪혀가면서 새롭게 배우는 중이에요. 다른 회사 대표님들을 만나서 고민을 털어놓으면 ‘원래 다 배우면서 하는 거다’라고 조언해 주 시더라고요. (웃음)
Part 3. 11살 팬이 뉴즈에 입사할 미래를 꿈꾸며
Q. 앞으로 뉴즈가 성장할수록 일하는 더 많은 인재가 필요할 텐데요. 채용할 때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가현 : 저는 성실한 걸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요.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 참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스타트업은 유연성이 필요하잖아요. 같이 성장하고 싶어서 성실히 노력하는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 채용을 하며 포트폴리오를 보았을 때도 어떤 일을 해왔던 사람이고 그 경험들이 지금 우리와 맞을지, 그 사람의 경험들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지윤: 가현님이 말씀해주신 지점들에 대해 모두 동의하고, 저는 추가 질문으로 스트레스 관리 방법에 대해서 질문합니다. 자신의 업이나 삶에 대해 욕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 자기 관리를 어느 정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부분은 회사가 절대 해결해 줄 수 없는 한 가지이기도 하고, 그 점을 통해서 많은 걸 간접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기도 했어요. 그리고 저는 생존 의식이 강한 사람에게 끌리더라고요. 사람 인생 한 번밖에 없는데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좀 더 열심히 사는 분들, 이기적이기도 하지만 저에게도 자극을 주시는 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Q. 말씀을 듣다 보니 뉴즈에서 일하면 어떨까,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윤 : 말에 현혹되시면 안 되는데, 사실 진짜 힘들어요. (웃음)
가현 : 입사 전에 힘드실 거라고 미리 경고드립니다. (웃음) 그래도 재미있게 일할 수 있다는 게 장점 같아요. 앞서 말했다시피 크리에이터분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분들이라 배울 점이 매우 많아요. 특히 단순 전문가가 아니라 굉장히 밝은 바이브인 분들이셔서 같이 있으면 좋은 에너지가 전달돼요. 크리에이터분들끼리도 서로 으쌰 으쌰 하면서 응원하고 또 같이 콘텐츠를 만들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느낌을 받아요. 유튜브 피디님이 눈앞에서 알쓸신잡을 보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뇌과학, 핀테크, 중국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이야기를 콘텐츠로 담고 있습니다.
Q. 5년 후, 10년 후의 뉴즈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요?
가현 : 전 세계의 뉴즈를 프랜차이즈 화하고 싶어요. 예를 들면 뉴즈가 각 국가에서 Z세대를 위한 교육의 대중화를 이끄는 거죠. 그리고 나 메이저스 본다, 뉴즈 본다 했을 때 우리가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또 하나 더 말해보면 뉴즈가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은 기업이 되고 싶어요. 저희 뉴즈 팬 톡방 팔로워들 애칭이 뉴즈 링인데, 지금 10살 11살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이 언니 나 언제부터 언니 회사에서 일할 수 있어? 하고 물어봐요. 그래서 10년 뒤에도 뉴즈가 굳건해서 그 친구들도 뉴즈를 잊지 않고 우리 회사에서 같이 일했으면 좋겠어요.
지윤 : 5년 뒤면 당연히 지금보다는 규모가 커졌겠죠? 그만큼 체계를 더 잘 갖추었기를 바라고 더 영향력 있는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해요. 전체는 플랫폼이면서 그 안에 다양한 커뮤니티를 품고 있는 모습이요. 결국, 콘텐츠는 사람들이 시간을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 만큼 좋은 콘텐츠로 그들의 시간과 마음을 얻고 싶어요. 제가 아이가 생긴다면 그 아이가 쓸만한 플랫폼이 되기를 바라고요. 그리고 10년이 지났을 때는 우리 딸이 뉴즈에서 일합니다.라고 하면 오 거기 들어는 봤지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라요.
Q. 스여일삶의 “Better than yesterday”처럼 뉴즈가 말하는 “Make your future”는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만들어가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 목표를 만들어내기 위해 (스타트업 여성들에게, 그리고 MZ 세대에게) 꼭 해주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가현 :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미래가 달라져요. 최대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다 해보세요.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도전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생각만 하고 안 하는 거랑 생각해보고 도전하는 건 다른 거잖아요. 돌이켜보면 내가 했던 모든 경험이 아무리 적어도 의미 없는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 그 안에서 실수하더라도 배우는 게 있고 그렇게 내가 했던 모든 도전이 삶의 점으로 남겨지면서 서로 연결될 수 있잖아요.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미래가 계속 만들어질 테니까 하고 싶은 것을 우선 해보세요!
지윤 : 원하는 걸 찾아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얻길 바라요. 저는 방황하면서 저희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말 나는 아직도 나를 몰랐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내가 뭘 원해서 그것을 원한다고 말하는 건지 아직도 어렵기 때문에,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이 싫고 이런 것들을 최대한 빨리빨리 스스로 캐치를 해서 나의 경향성을 만들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그 과정이 나만의 함수를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함숫값이 있으면 이제 그 값을 이어서 그래프를 그릴 수 있잖아요. 그러면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아도 그 함수 식에 따라서 그다음 일을 예측할 수 있어요.
인생에서 그 그래프를 미리 그려보고 내가 나의 최대 고객이라는 마음으로 나에 대해 많이 파악하시길 바랍니다. 그걸 외부로부터 얻는 방법을 약간씩 경험해보는 것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장사라도 해볼걸 하는 아쉬움 같은 거? 나는 왜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서, 세상에 바로 부딪혀보는 경험들을 거침없이 찾아 해 보시길 바라요.
지금까지 뉴즈의 두 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다닌 열정적인 대학 시절, 콘텐츠를 만드는 재미로 뛰어다녔던 기자 시절, 창업 이후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아 교육계의 어벤저스, ‘메이저스 네트워크’를 설립하기까지. Z세대에게 선생님이자 때로는 친근한 언니로서, 지금 이 순간도 틱톡 안에서 함께 성장하고 있는 뉴즈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끊임없이 콘텐츠를 만들었을 뿐인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임을 알게 되었을 때, 더 큰 꿈이 생겼습니다. 미래의 주인공인 Z세대와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직접 만드는 뉴즈스러운 포부 말이죠.
마치 마법처럼 전 세계를 홀린 틱톡의 등장 이후, 유튜브 트위터부터 네이버 카카오까지 모두 숏폼(short-form) 동영상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슛폼 플랫폼의 강자가 바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즈만의 굳건한 이야기가 쌓이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나요?
이제 틱톡에서 독보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은 뉴즈. 앞으로의 더 찬란한 뉴즈를 기대합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스여일삶 정유진 , 권자경 에디터
편집 : 구아정 , 김지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