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맥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시원함? 잘 만들어진 품질과 자격? … 도 맞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어떻게든 눈에 띄어서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만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지난 주간리포트(곰표맥주의 승리에 웃는 것은 클라우드?)에서 말했다. 여러분의 선택이 2021년의 맥주계를 바꿀 수 있다고. 그런데. 대체 왜 이런 선택을 하신 겁니까?!

오늘의 주(酒)간 리포트는 특이점이란 꽃이 피어버린 주류신상에 대한 이야기다. 하반기의 시작 과연 어떤 주류가 대중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종목별로 1 VS 1 매치를 해보겠다.


놀랍게도 합성이 아닙니다 
죠리퐁당 X 배흥동 맥주

한국인의 테크트리가 학생으로 시작해 직장인이 되고, 치킨집을 차리는 것으로 완성이 된다. 과자나 라면 등의 식품들의 끝은 술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이런 괴조합이 나올 수 없다. 

국순당 막걸리에서는 죠리퐁과 함께 콜라보를 진행했다. 유튜브 채널 <콜라붐신>의 일환으로 기업들을 매칭하여 나온 제품이라고. 죠리퐁의 구수한 향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죠리퐁 라떼보다 조합이 좋았다. 

배홍동 맥주는 안타깝게도(?) 비빔면 맛이 나지 않는다. 다만 시원한 배 퓨레를 첨가한 라거다. 농심이 맥주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호텔농심의 허심청 브로이다). 유느님과 함께 제대로 데뷔를 한 배홍동이 과연 맥주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민초단도 이건 좀 … 
민트초코 소주 VS 스피아민트 맥주

누군가 이 일을 저지를 줄 알았다. 민초단이 왜 반대세력이 존재하는지를 아는가? 그것은 디저트로 남지 않고 치킨이고 소주고 다 민초로 만들어버리는 과격함에 있다. 좋은데이의 무학이 ‘민트초코맛 소주’를 출시한다고 발표해버렸다. 민트향과 초코향이 가미된 소주라고 보면 되는데… 아니 왜? 민초단은 왜?

맥주계도 뒤쳐질 수 없다. 세븐일레븐에서만 살 수 있던 롯데껌 맥주 2탄 ‘스피아민트 맥주’가 나왔다. 쥬시후레쉬 맥주에 이어 나올 거라 예상했는데 진짜 나왔다. 그리고 진짜 향이 스피아민트 껌 향이다. 민트를 좋아한다면 제법 쌉싸레한 맥주 맛고 시원한 민트향이 어울릴 수 있겠다…는 물론 나는 반민초였기에 견디지 못했다. 하지만 속으로 다음은 ‘후레쉬민트 맥주가 나오겠지’라며 기대를 하고 있었다.


지역구 맥주의 전국구 대결 
제주거멍에일 VS 구미호갓평

크래프트 맥주 붐은 원래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로 시작되었다. 제주의 제주에일과 가평의 카브루는 서커스로 변해가는듯한 맥주시장에서도 나름의 브랜드를 잘 지켜왔던 곳이다. 이 두 곳은 최근 새로운 맥주 라인업을 발표했다. 제주 거멍 에일과 구미호 갓평이다.

제주 거멍에일은 제주 위트에일, 제주 펠롱에일에 이은 흑맥주 버전의 제주 맥주다. ‘거멍’은 검다는 의미의 제주 방언이고, 제주의 여름 밤하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확실히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으로 벌써부터 맥주를 맛있게 하는 능력이 있다. 7월 1일부터 판매가 된다는데 어서 사냥을 떠나야 겠다.

카브루는 특유의 구미호 캐릭터를 통해 맛있는 맥주를 내왓다. 다만 가평에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이번 ‘구미호 갓평’은 지역의 특징을 살려서 가평군의 특산물 사과즙을 첨가해 향긋함과 깔끔함을 살렸다(이전에 냈던 카브루 피치에일도 제법 맛있는 조합이었다). 기대가 되는 와중… 가평 인근에서만 일단 판매가 된다고 한다. 이것은 분명 구미호 갓평을 먹고 싶다면 가평으로 휴가를 오라는 빅피쳐가 아닐까.


곰표 방어전이냐 양표의 세대교체냐 
곰표맥주2 VS 백양맥주 

지난해의 챔피언이었던 ‘곰표 밀맥주’가 이번에는 ‘썸머에일’이라는 이름으로 또 한 번 시장을 노린다. 블론드 에일(황금빛 에일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이라는데 부드럽고 과일향이 가득하던 곰표 밀맥주에 이어, 보다 깔끔한 맛을 자랑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물론 구하기 힘들어서 또 못 마시는 사태가 올 수도 있으니. 마신 분들은 후기를 꼭 알려주시라.

이어 CU에는 BYC와 함께 콜라보를 한 백양맥주(BYC의 뜻은 백양 컴퍼니)가 나타났다. 사실상 곰표, 말표, 양표…로 3번째 주자라고 볼 수 있다. 맥주로 12간지를 만들어볼까 하는 CU의 야심이 느껴진다. 백양맥주는 비엔나 라거로 약간 붉으스름하고 고소한 맛이 느껴지도록 했다. 이런 식으로 맥린이들에게 다양한 맥주 종류를 알리는 것은 장점이다. 과연 어떤 동물이 CU의 왕을 차지할까?


다양성과 혼돈 사이에서 
여러분의 바캉스 맥주는?

비주류에서 주류가 되어버렸다. 한국맥주는 심심하고 다양성이 없다라는 비판이 있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맥주는 불과 몇 년 만에 편의점에서 가장 어그로를 잘 끄는 종목이 되어버렸다. 디자인과 맛이 너무 튀는 나머지 이제는 전통의 세계맥주들도 심심해 보일 지경이다. 

이런 혼란이 있어야 나중에 맥주사업도 발전하는 것이라는 기대로 만원 엔트리에 녀석들을 넣어본다. 과연 여러분이 관심 있는 올해의 주류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