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커뮤니티 <스여일삶>에서는 <X세대 언니들의 스타트업 이야기> 인터뷰 시리즈를 통해서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4050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있습니다.

여일삶이 만나본 X세대 여성 창업가는 마인드케어 전문기업 ‘호시담’의 조수연 대표님입니다. 

조수연 대표님은 IT시대에 걸맞은 신여성이 되라는 아버지의 당부로 공대에 진학했지만, 여성과 사람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심리상담 관련 커리어를 꾸준히 쌓고 창업에 도전하여, 최근 연희동에 네 번째 지점을 오픈하였다고 합니다. 대학교수, 대기업 상담전문가, 한국상담학회 및 한국상담심리학회 수련감독급 심리상담전문가에 이어 마인드케어 전문기업 호시담을 창업하여, 누구보다 자기다움을 실천하는 계신 조수연 대표님의 열정 스토리를 공개합니다.

Part 1. “누군가의 성장에 기여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저의 가치관입니다”

호시담 조수연 대표

Q. 스여일삶 멤버들께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마인드케어 전문 기업 대표로 일하고 있는 “호시담”의 조수연입니다. 여성 그리고 창업, 하고자 하는 열정이 뿜뿜한 커뮤니티에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Q. 호시담 홈페이지 문구 중 “회복”과 “나다움”, 그리고 “쉼표”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눈에 띄었어요. 현재 운영하고 계신 “호시담”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호시담의 “쉼표”

A. 호시담이라는 이름은 좋을 ‘호’, 때 ‘시’, 말할 ‘담’, “좋은 시간을 이야기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보통 심리상담이라고 하면 뭔가 마음이 아프고 힘들고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상담을 받는 거라고 많이 생각을 하세요. 올해로 15년 차 상담을 하고 보니, 심리 상담은 “자기다움”을 제대로 알고 찾는 과정인 것 같아요. 누구나 괜찮은 자기만의 결이 있는데 자기다움을 부모님, 환경, 때로는 여러 조건 때문에 잘 몰랐다가 심리 상담을 통해 ‘나라는 사람은 이렇구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미 가진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해서 회복만 시키면 자기의 기능 그대로 잘 살 수 있으니까요. 그런 회복을 위한 도움을 주고 싶었고, 저희를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행복하시기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Q.  호시담의 상담 프로그램에 대해 조금 더 상세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마인드케어는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케어의 방향성이에요. 심리‘치료’라고 하면 어떤 ‘어려움’을 치유한다의 개념이 있는데요. 하지만 ‘마인드케어’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영역으로 생각했습니다.

호시담 안에는 크게 네 가지의 마인드케어 시스템이 있는데, 저희는 아동, 청소년보다는 상대적으로 대학생 이상의 성인에게 훨씬 더 집중하는 회사예요. 부모님과 학교라는 환경 안에서 지원받고 때로는 지도받는 삶을 살다가 이제 막 성인이 됐을 때 자기가 누군지를 그때부터 고민하고, 또 현장에서 많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안에서도 커플, 부부, 가족, 그리고 직장 내 적응을 돕는 상담을 하고 있어요. 

한 번의 코칭으로 자기를 이해하고 정리해 볼 수 있도록 돕는 원데이 프로그램이 저희만의 특화 프로그램이라고 자신합니다. 요즘에는 이직처럼 앞날의 변화를 위한 선택이 불안할 때 자기의 특성과 직무 적합도, 역량에 대해 코칭과 심리검사를 같이 받는 분도 계시고, 퇴직을 앞둔 여성분들도 은퇴 설계, 진로와 직업과 직장을 구별하는 방법 등을 상담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에 대해 원데이 코칭을 받으시면 훨씬 수월하게 ‘제2의 직업’을 찾으실 수 있어요.

Q. 코로나 이후 자기가 마음이 아픈 사실을 서서히 깨닫고 심리상담에 다니는 지인들이 점점 늘어났어요. 요즘 들어 호시담에 젊은 친구들이 많이 오나요?

A. 20대, 30대분들은 대학이나 또는 중고등학교에서부터 공공기관에서 상담 서비스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마음이 아프면 심리 상담을 받으러 갈 수 있다는 개념이 낯설지는 않은 듯 해요. 대체로 20대, 30대 여성분들이 정말 많이 오시고, 연인이 새로 생기면 같이 커플에 대한 코칭도 받으러 오시기도 합니다. 젊은 분들의 경우 상담받으러 편안한 마음으로 오시는 것 같아요.

Q. ‘이런 시그널이 있으면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시그널 같은 게 있을까요.

A. 불이 날 것 같다면 소화전이 막 울려야 되잖아요. 어떤 사람이 그냥 쳐다본 건데 째려보네? 이렇게 느껴지거나, 아니면 직장 동료들이 그냥 질문한 건데 날 떠보나? 하는 식으로 느껴질 때 훨씬 더 자기한테 상처가 되어요. 자주 ‘내가 왜 이러지’라는 느낌이 드실 때는 아무래도 상담을 받아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체중이라든가 식습관이 원래의 상태보다 나빠지거나, 몸무게가 갑자기 늘었다 줄었다 하실 경우, 이건 건강한 상태가 아니거든요. 특히 우울이나 불안은 두 가지 신호가 아주 선명한데, 우울 같은 경우는 좌측의 신호가 아주 선명해요. 내가 잘못한 것 같아, 내 탓인 것 같아. 세상은 달라지지 않을 거야. 이런 생각이 멈춰지지 않을 만큼 든다면 빠르게 상담을 받으시고, 필요하면 약물과 병용하면 빠르게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세요.

불안은 증상이 정말 다양해요. 여성분들은 과호흡, 공황 같은 증세로 많이 나타나요. 저혈당이나 저혈압 때문에 오셔서 그런 걸로 착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생각보다 과부하가 걸려서 소진돼서 과호흡이 오는 증상들이 나타날 때가 있어요. 이럴 때는 심리 상담으로 증세를 빠르게 인식하고 그것을 대처하는 방법도 배우시면 훨씬 일상생활하시기 어렵지 않으세요. 가장 좋은 것은,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기 전부터 평소에 나를 잘 알아차리고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죠. 

Q. 어떤 이유건 심리상담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심리상담은 한 번에 가서 뭔가를 확 달라지게 하는 프로그램이 아닐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적어도 ‘내가 무엇을 하면 되겠다’라는 플랜을 짜는 시작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용기를 내시면 좋겠어요. 요즘 심리 상담은 뭔가 어렵거나 힘든 사람이 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이 자기 성장이나 회복을 위해서 선택해서 오신다’는 자부심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 심리상담 전문가라는 자격증이 3천 개가 넘는데, 공인된 대표 학회 자격증이 있으신 곳에 가시면 좋고요. 또, 아무리 좋은 자격과 경력을 가진 분과 상담을 받으셔도, 자기하고 잘 안 맞을 수도 있어요. 보통 세 번에서 다섯 번 정도 받으시다가 안 맞으실 경우에는 다른 분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하시더라도 전문가들은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특히, 저희는 커플 프로그램 중 커피를 마시면서 둘이 해석 상담을 받는 서비스가 있어요. 어떻게 하면 서로 자극이 더 잘 되고, 어떨 때 더 행복해하는지를 알아가는 데이트 코스 같은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이런 문화가 많이 확산되었으면 합니다.

호시담 연희동 지점

Q. ‘호시담’ 센터 네 지점을 운영하고 계시고, 최근에 연희점 개점을 하셨어요. 이 외에도 기업에서 임직원 코칭 및 강연 활동을 진행하고 계신데 개인 상담과는 다른 성격일 것 같아요.

A. 호시담에 의뢰하는 기업은 대기업부터 이제 막 시작하시는 개인 사업까지 정말 다양해요. 팀 내  갈등을 조정하는 의사소통을 요청하기도 하고,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의사소통에 대한 유형을 사전에 분석해서 어떤 팀으로 배치 같이하면 이 구성원이 훨씬 더 적응을 잘할지에 대한 조직 진단을 요청하기도 하고요.

한 대기업은 전체 사원에게 스트레스 검사를 진행하고, 300명 정도 가장 고위험군의 스트레스 대상자에 한해 위기 스크리닝(선별 검사)을 진행하기도 해요. 또, 리더분들 중에 창업을 하신 분들은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감당하셔야 되는데, 일대일 코칭, 그룹 코칭을 통해서 임원급들끼리 모여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요청하시기도 하고요.

호시담이 자랑하는 건 인터뷰를 통해서 각자의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 드린다는 거예요. 기존에 보유한 프로그램을 회사에 그냥 제공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가진 툴을 조직의 특성에 맞추어 표준화하여 제공드리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Q. 직장 여성을 위한 호시담만의 특화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A. 직장 여성분들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현재 휴직 중이지만 복직을 앞두신 분들이 생각보다 자녀와 가정에 대해 걱정이 많으시고, 복귀를 앞두고 다시 적응하는 문제에 대해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계세요. 이런 부분에 대한 심리 상담이나 프로그램 강연을 진행하는 툴이 있고요.

두 번째로, 가정생활과 일을 병행하시는 분들 중 우선순위 결정, 역할의 갈등 때문에 괴로워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매일 한계를 느끼시는 분들은 바쁜 와중에 상담받을 시간도 없다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상담으로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케어하실 수 있어요. 심리 상담이 어렵다면 저희가 오디오 클래스를 녹화를 해서 잠깐의 글쓰기 작업이라든가 회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온라인 채널도 제공하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는 일을 다니고 계시는데 자녀가 이제 너무 어리셔서 찾아오시는 분들이세요. 일하시면서 가정을 지키는 것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 받을 수 있는 대상인 가족들과 원만한 소통을 함으로써 싸우지 않고 상처 주지 않으면서 협조를 구할 수 있도록 소통 관련 코칭을 해 드리는 프로그램이에요. 직장 여성 대상으로는 이렇게 세 가지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Part 2. “좋은 시간을 이야기할 수 있는 호시담만의 기업 문화”

Q. 채용 과정 중에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어요. 호시담에서 면접을 지원할 때에 지원자가 회사 측에 “면접 결과를 통보”하는 점이었는데요, 호시담의 기업 문화와 무관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채용과정 이외에도 호시담만의 특별한 기업 문화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옛날에 여기저기 지원하고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항상 ‘이 조직에 일하고 싶어서 지원서를 냈는데, 면접에서 왜 내가 궁금한 건 물어볼 수가 없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면접관들을 보면서, ‘이 조직에서는 뽑혀도 일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었고요. 그래서 만약 제가 리더가 된다면, 면접자와도 평등하게 소통하고 결정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꿈꿔왔던 것 같아요.

지원자분들 또한 저희를 선택해서 지원해 주신 거니까, 결과 통보도 그들이 먼저 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면접을 1시간 본다고 가정하면, 30분은 그분들이 저희에게 면접을 보시게 됩니다. 그러면 정말 다양한 것들을 많이 물어보세요. 저희에게 대놓고 물어보기 민망한 것들도 사실 그대로 얘기해 드리고, 면접자들이 다음날까지 저희한테 합격/불합격 답변을 주세요. 저희에게 합격 답변을 주신 분들 중 저희가 선발하고 싶어 했던 분들과 인연이 되고, 저희도 초대장을 드리는 마음으로 연락을 드리는 거죠.

Q. 합격 통보를 할 수 있는 권한도 먼저 주시는 거네요.

A. 네. ‘가끔은 정말 이 자리에서 당장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이런 지원자들이 계실 때가 있는데, 그분들이 저희를 불합격 통보하실까 봐 저희들끼리 이 제도를 없앨까 얘기를 하기도 하고요. (웃음) 이런 과정 자체가 사실은 ‘누구나 다 귀한 존재다’라는 베이스에서 나온 과정이기에, 지금까지 면접과 채용을 이렇게 진행하고 있어요. 

불합격하신 분 중에 손편지를 보내오신 케이스도 있었어요. ‘나’라는 사람의 지난 시간을 되게 존중받는 느낌이었고, 이렇게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호시담을 멀리서 응원하겠다고요. 면접자 대부분이 초대받는 느낌, 대접받는 느낌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조수연 대표가 손수 준비한 브런치

Q. 호시담 내부 인원만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나 임직원 대상의 마인드케어도 운영하고 계신가요? 

A. 한 달에 한 번, 오전의 4시간을 저희끼리 보내는 시간이 있어요. 저희 구성원 90% 이상이 심리상담 전공자들이에요. 저희끼리 돌아가면서 프로그램을 하나씩 진행하면서 힐링의 시간을 갖습니다. 호시담 구성원들은 석사나 박사는 심리상담 전공을 했지만 학부 때는 다양한 전공을 거쳐서 오신 분들이 많은 게 특징이거든요. 저도 공대생이었고, 연기 전공, 작가 출신 등 각자 다양한 재능을 활용해서 4시간 동안 맛있는 것 먹으며 노는 문화가 있는데 구성원들이 많이 좋아하세요.

상담사들은 여러 개의 자격 등급이 있어서 2급이 있고 1급이 있고 슈퍼바이저도 있는데, 저는 슈퍼바이저 등급으로 상담사를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에요. 우리 구성원들이 뭔가 하셨을 때 혹은 상담에 대한 지도를 받고 싶을 때, 외부로 나가면 비용이 좀 많이 들지만 내부적으로 상담지도를 무료로 하고, 같이 공부도 하는 스터디도 있어요.

달고나 만들기에 진심인 호시담 직원들

Part 3. 진정한 실패는 도전을 멈추는 일, 나이가 들어도 ‘그냥 하는 거지’

Q. 대학교수, 대기업 상담전문가, 한국상담학회 및 한국상담심리학회 수련감독급 심리상담전문가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계세요. 학부는 공대라고 하셨었는데, 진로를 바꾸실 만큼 심리상담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X세대 시절에는 남아 선호 사상이 있는 시절이었어요.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 곧 IT 업계가 급부상할 테니 이곳에서 신여성이 되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공대로 지원을 했어요. 공대에서 공부를 하고 일을 했지만 계속 여성, 사람, 관계 쪽에 조금 더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남자인 친구들이 더 많았긴 하지만, 그래도 근본적으로는 여성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많았고, 이와 관련된 분야가 뭐가 있을지를 계속 고민해 왔던 것 같아요.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진로가 여기까지 흘러오게 됐고요. ‘라떼에는’ 한 분야를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을 훨씬 선호해서, 주변에서 너는 왜 자꾸 분야를 바꾸냐며 부산스럽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융합, 통합, AI 같은 것들이 발달하면서 제가 갑자기 시대를 잘 타고난 여자가 되어 버렸어요. 

조수연 대표가 부모님 사진을 활용한 은퇴설계 특강 중 

Q. 대표님에게 있어 진로와 직업의 의미는 어떤 것인가요?

저는 진로와 직업을 구별해서 생각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확고한 자기만의 진로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 진로를 이루는 과정에서 직업은 얼마든지 바뀌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꿈꾸는 진로는 저의 가치관대로 사는 삶이에요. 누군가의 성장에 기여하는 삶, 이게 제가 갖고 있는 저의 가치관이고, 제 가슴을 설레게 하는 저의 포인트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는 회사 또는 교육, 때로는 상담이나 만남 안에서, 다른 사람의 성장에 작은 기여를 했다는 느낌을 받을 때 힘을 받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고 느끼는 사람이더라고요. 상담사이기도 했고, 교수이기도 했고, 때로는 연구자, 지금은 사업가로까지 이러한 경험과 과정을 거쳐 삶이 흘러간 것 같고요. 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 학생들이 정말 저를 많이 사랑해 주셨어요. 짧은 교수 생활이었지만, 학생들이 저를 많이 사랑해 주신 덕에 정말 행복했고, 이제는 학교 밖에서 일반인들과도 만나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호시담까지 흘러오게 되었죠.

Q.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사업과 도전을 지속해 오고 계신가요? 

A. 특별한 저만의 동기 부여 방법이 없어서 문제인 것 같아요. (웃음) 저는 무엇이든지 의미 부여를 잘하는 사람이에요. 혼자 착각도 잘하고, 더 크게 느끼고, 때로는 상처도 받고, 때로는 준 것보다도 더 많이 감격하기도 하고요. 의미 부여를 잘한다는 말을 조금 풀어서 말씀드리자면, 어떤 걸 도전할 때 성공할 거라는 기대를 잘 안 하고, 반대로 실패할 거라는 생각도 안 해요. 그냥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을 좀 하는 편이고요. ‘멈추는 것’이 실패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뭔가 시도하는 게 별로 두렵지 않아요. 37살 무렵 호시담을 시작할 당시에는 “만약에 내가 이걸 하다가 멈추게 되더라도 아직 40대 초반이네”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시도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근데 이 생각은 50대에도 할 것 같아요. “내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제가 동기부여하는  방법이에요. 

Q. 하는 일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계속 이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대표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호시담을 하고 있을 때나, 회사를 다니거나, 학교에 소속돼 있을 때부터 매년 연말이 되면 스스로에게 질문하곤 합니다. 지금껏 총장님이나 CEO께서 저한테 한 번도 이런 이야기를 하신 적은 없지만, “내년에도 여기서 일할 거야?”라는 질문을 제 자신한테 해 왔어요. 이게 이직을 하고 싶어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내 열정, 내 능력, 내 진심을 이 조직에다 쏟고 싶은지, 이 분야에 쏟고 싶은지에 대해 저는 저 스스로와 상의하는 편이고, 이게 결정되고 선택되면, 그다음부터는 힘든 상황에서 버티는 것이 저에게 있어 의미 있는 도전 같거든요. 저에겐 ‘선택하는 삶을 사는 것’이 동기부여의 핵심 같고요. 또한 저에게는 “좋고, 잘했고, 수고했다”라고 해 주는 ‘목격의 대상자’가 아주 중요해요. ‘불특정 다수’에게는 환호를 받아도, 때로는 그들이 실망해도 저한테는 별로 의미가 없을 때도 있지만, 친밀한 대상인 가족이나 제가 믿는 어떤 대상, 이런 분들이 저에게 ‘잘하고 있어’라며 격려하게 되면 “계속 가자!”라는 동기 부여가 힘 있게 생기는 것 같아요. 그 ‘목격의 대상자’ 안에는 제 자신도 포함되어 있어요.  

북촌 나들이 중인 조수연 대표

Q. 대표님의 20대와 현재(예:40대)는 어떻게 달라져 왔나요?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는 어떤 미션과 방향성을 추구하고 계신가요?

A. 작년이 제가 40대가 된 해였는데, 모든 걸 멈추고 잠깐 제주도로 갔어요. 소위 말해 10년의 계획, 40대를 어떻게 살아야 될지 계획하러 가서 그곳에서 두 가지 결론을 찾았습니다. 하나는 ‘일상’이에요. 생각보다 일상에 대해서 제가 우선순위를 많이 뒤로 하고 있었고, 그래서 일상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마인드 케어를 통해서 일상의 회복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두 번째로, 저희가 지금까지는 심리상담과 교육을 조금 더 많이 했다면, 이제부터는 검사 개발에  주력하려고 하고 있어요. 트레바리라는 회사와 함께 콜라보로 ‘트담트담’이라는 서비스를 론칭하고 4개월 동안 저희가 개발한 검사로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요. 호시담은 마인드케어에서 검사가 차지하는 영역을 잘하는 회사인 만큼, 앞으로는 MBTI보다 더 쉽지만 날카롭게, 필요한 주제들을 바탕으로 하는 심리검사를 다양하게 만들고 싶어요. 

Q. X세대로서 창업할 때 유리한 부분이 있었다면 어떤 것들이 있으셨는지, 그리고 이제 그 연령대의 분들이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마인드 케어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지요.

A. 저희 X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다 경험한 전무후무한 유일한 혜택을 받은 세대라고 자부해요. 아날로그적 감성을 글로 배운 게 아니라 삶에서 경험해 봤고, 그러면서도 디지털 세대에 뒤처지지 않을 만한 연령으로 열심히 따라가고 있는 세대라서 이 두 가지를 연결할 수 있는 사명감과 능력을 갖고 있는 세대가 아닐까 해요. 어느 쪽으로 창업을 하셔도 우리의 스타일대로 녹여서 통합적으로 만들어내는 사업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X세대에서 창업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건, 조금 더 망설이기보다는 시도하시고, 본인에게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Q. 호시담에 오고 싶은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좋은 시간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상황 때문에, 또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나의 좋은 시간이 있었는지도 기억하기 못한 채로 현실에서 너무 애쓰고 사시는 누군가가 계신다면, 잠깐 좋은 시간에 오셔서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좋겠어요. 호시담은 마음에 관련된 여러 가지 고민을 진심으로 듣는 멤버들이 모여 있는 곳이에요. 심리검사, 혹은 어떤 조직에서 검사 진단이 필요하시다면 저희를 찾아와 주시면 될 것 같고요. 또 재미있는 교육, 때로는 진지한 코칭, 상담 등의 영역들 안에서 자주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꾸준히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대로 삶을 개척해 오신 호시담 조수연 대표님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호시담의 뜻처럼 좋은 시간을 이야기하는 가운데, 스스로에게 좀 더 기회를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까지 배워 올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기사를 읽는 여러분들도 자기 성장과 회복을 위해 용기 있는 투자를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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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 및 정리: 스여일삶 이하은, 유우주 에디터
편집 : 구아정, 김지영

영상 촬영 및 편집 : 김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