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밥상의 치트키, 햇반! 작년말 기준으로 40억개가 팔렸다고 한다. 햇반은 간편한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 갓 지은 듯한 맛있는 밥맛을 느낄 수 있는 즉석식품이다. 게다가 상온에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이 사서 두고두고 꺼내 먹기 좋아 자취생들은 물론이고, 주부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여기서 잠깐! 과연 햇반은 어떻게 곰팡이도 피지 않고 상온에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서 햇반 담당자에게 물어봤다.

국립국악원

상온 보관, 긴 유통기한의 비결은 방부제? NO!!

햇반
햇반 제공

긴 유통기한 동안 상온 보관이 가능한 이유로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바로 보존료다. 보존료는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고 식품의 산화나 부패를 막아 보존 기간을 연장시키는 식품첨가물로 유통기한이 긴 가공식품에 사용되곤 한다. 햇반 역시 보존료가 들어있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결론부터 밝히자면, 햇반에는 부패를 막기 위한 보존료 같은 첨가물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보존료와 냉장 보관 없이도 햇반이 9개월간 상하지 않는 진짜 비결은 무엇일까?

햇반의 비결 1. 클린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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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은 밥 짓기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이 ‘클린룸’에서 이루어진다. ’클린룸’이란 반도체와 같은 정밀 기기를 만들기 위해 깨끗하게 유지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반도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먼지 한 톨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클린룸 상부에는 공중의 미립자를 포집해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헤파 필터가 설치되는 등 철저한 제어가 필요하다. 이같이 반도체가 만들어지는 깨끗한 무균포장 처리 시설에서 햇반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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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먼저, 깨끗한 용기에 쌀을 담아 고온고압의 스팀으로 완벽하게 살균한다. 그리고 정수된 물을 넣어 밥을 짓고, 균이나 미생물이 전혀 없는 클린룸에서 밀봉 포장까지 마치면 비로소 맛있는 햇반이 완성된다.

햇반의 비결 2. 산소 차단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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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바로 ‘포장 용기’에 있다. 햇반 용기와 필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굉장히 얇아 보이지만, 사실 용기는 3중, 필름은 4중의 다층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그 안에 있는 산소차단층이 내부로의 산소 유입을 차단해 주기 때문에 햇반이 장기간 산패하지 않고 신선한 밥맛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햇반에 곰팡이가 피었다면?!

제조 환경부터 포장까지 부패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요인을 차단했지만, 가끔 커뮤니티나 기사에 햇반 안에 곰팡이가 피었다는 기사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밀봉된 햇반 안에 어떻게 곰팡이가 생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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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에 곰팡이는 이유는 대부분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다. 외부의 강한 충격을 통해 뚜껑 필름이 손상되는 경우, 날카로운 물건과 함께 운반되다가 아주 미세한 구멍(pinhole)이라도 생기는 경우에 그 틈을 통해 곰팡이가 유입되어 증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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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에 부패를 막는 보존료가 첨가되어 있다면, 용기에 구멍이 난다고 해도 곰팡이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 햇반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건 결국 그 자체로 보존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