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가전제품을 출시하는 샤오미의 목표는 하나다. 자사의 스마트 기기 생태계를 확장해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 지난해 2,250억 원에 인수한 중국의 대표적인 가전업체 메이디지분 5,000만주 (1.29%)가 스마트홈 사업에 뛰어든 샤오미의 발판이다. 온라인에서 활동하던 샤오미가 거대한 오프라인 인프라까지 갖추게 됐다.
이번 시간에는 종합가전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는 샤오미의 가전제품을 만나봤다. 그동안 ‘중국의 애플’이라는 수식어를 항상 달고 다녔던 샤오미가 어떤 제품으로 샤오미제이션이라는 단어를 등장하게 했는지 확인해보자.
체중계 ‘미 스케일’
샤오미의 체중계 ‘미 스케일(Mi Scale)’은 인터넷에서 절찬리에 판매 중인 인기 제품이다. 하얗고 예쁜 디자인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제품으로, 단 100g의 변화조차 잡아내는 고성능 센서를 탑재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체중 관리를 기록할 수 있으며 최대 16명까지 데이터를 각각 저장해 이용자를 식별하는 기능을 갖췄다. 값은 2~3만원 대. 덧붙여 같은 헬스케어 자매품이라 할 수 있는 혈압 측정기 ‘아이헬스 (iHealth)’도 3만 원대에 판매 중이다.
멀티탭 ‘미 스마트 파워스트립’
샤오미는 탐나는 제품을 참 잘 만드는 것 같다. 바로 이 멀티탭 ‘미 스마트 파워스트립(Mi Smart PowerStrip)’을 보고 하는 말이다. 깔끔한 외형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이 멀티탭은 USB단자 3개를 함께 지녀 실용성을 높였다. 개인이 쓰는 스마트 기기 갯수가 점점 늘어나는 요즘 같은 때 최신 트렌드를 잘 읽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값은 한화로 약 8천 원대다.
공기청정기 ‘미 에어’
공기청정기 ‘미 에어(Mi Air)’는 샤오미가 가전제품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일본 발뮤다(Balmuda)사 제품과 외관 등이 비슷해 짝퉁 논란을 또다시 일으켰던 전적이 있다. 한 마디로 샤오미는 좋은 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가차 없이 베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 에어가 구사하는 인기는 발뮤다 제품 이상이다.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내는 준수한 성능을 지니고도 20만원대의 몸값을 자랑하는 이유가 크다. 얼마 전에는 한 오픈마켓이 준비한 물량 1,250대를 순식간에 동내는 인기를 과시했다.
TV ‘미 티비’
가성비 출중한 TV를 고를 때 샤오미의 ‘밀레 TV2(Mi TV2)’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49형 크기임에도 무려 한화 70만원대에 출시돼 UHD TV의 거품논란을 낳은 장본인이 이 제품이다. LG 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탑재하고 퀘드코어 프로세서를 쓰는 등 제원 역시 뛰어나며, 외모도 수준급이다. 언어 지원이나 A/S등의 불편함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해당 크기의 UHD TV중 대적할 제품이 없어 보인다.
스마트 에어컨
샤오미가 메디아와 함께 처음 내놓는 합작품은 ‘에어컨’으로 밝혀졌다. 벽걸이형 스마트 에어컨으로, 샤오미가 강조하는 특징은 기존 자사 제품과의 연동이다. 예컨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스마트밴드인 미 밴드(Mi band)로도 에어컨을 조작할 수 있는 것. 미 밴드 착용자가 귀가하면 자동으로 에어컨이 켜지고 잠이 들면 취짐모드에 돌입하는 등의 기능을 갖췄다. 값은 56만원으로 가성비 제왕 샤오미치고는 꽤 세다.
스마트 LED’이라이트’
스마트 LED전구는 스마트홈 기기의 교과서와 같은 제품인 만큼, 샤오미 또한 몇 종류의 스마트 전구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전구형과 스탠드형으로 나온 샤오미 ‘이라이트’는 세련된 외모를 지녀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더 마음에 들 제품이다. 색상은 1,600만 가지 중 고를 수 있으면 기본적인 조작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진다. 두 개 제품 모두 5만 원 안팎으로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 열광시키는 샤오미 마케팅
샤오미가 진출하는 분야마다 빠르게 성과를 내는 원동력은 여러 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물론 가격 경쟁력이다. 샤오미가 판매하는 제품,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의 성능은 결코 나쁘지 않다. 삼성전자, 애플과 거의 동등한 수준의 제품을 절반 이하의 값에 판매하는 것이 샤오미다. 그만큼 이익률은 높지 않지만 점유율은 급겹하게 상승했다.
둘째는 독특한 마케팅 방법이다. 샤오미표 제품을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중국을 중심으로 판마해는 탓도 있지만 샤오미의 마케팅 전략 자체가 다른 제조사와 차별되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사전주문을 통해 몇 주 단위로 제한된 물량만 풀어놓는 마케팅을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고 열광하게 하는 이유다. 풀어놓으면 완판되니 재고율 또한 최소화된다.
샤오미의 위 두 가지 장기는 우리나라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한정된 수량이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등지에 올라오면 매진 행렬이 이어진다. 비단 그것은 값이 싸기 때문만은 아니다. 값을 뛰어넘는 성능이 샤오미의 ‘짝퉁 제조사’이미지를 잠재우기 때문이다. 샤오미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저가 중국제품에 대한 우려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살펴본 샤오미표 제품들이 지닌 경쟁력은 앞으로 등장할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품기에도 충분해 보인다. 비록 샤오미가 파격적인 값에 자품을 판매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이유, ‘모방과 복제’에 관한 지적은 앞으로도 여전하겠지만 말이다. 좋은 제품을 값싸게 구매하는 것이 미덕인 소비자로서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것이 폭팔하지만 않는다면.
다나와 테크니컬라이터 조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