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새로 개통되는 도로와 늘어나는 자동차 수로 인한 여파로, 교통사고 유발 요소마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각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를 개발하면서 디자인이나 성능적인 부분에 많은 연구를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운전자와 탑승자까지 고려한 ‘자동차의 안전성’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기존에 운전자와 조수석 에어백 정도만 있었던 안전 옵션이 최근 출시한 자동차들은 부위별로 5-7개 이상 에어백이 기본 장착되고, 자동차 등급에 따라 각종 사물 감지, 주차 보조 시스템(사각지대/전후방), 차선 보조 시스템, 긴급제동 보조,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까지 대거 적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과연 이런 에어백조차 없었던 시대의, 그냥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자동차 안전장치들은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심장박동 센서

혼자 타고 다니는 내 차에 만약 모르는 누군가가 이미 타고 있으면 얼마나 섬뜩하고 위험할까요? 13년 전, 2006년도 볼보 자동차, S80 시리즈 자동차 실내에는 타인의 심장 박동 여부를 감지하는 경고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의구심이 생기지만 의미를 살펴보면 완전 터무니없는 기능은 아니었습니다. 

이 기술은 자동차 오너의 치안이나 보안을 위해 미국 시장을 목표로 한 기술인데요. 예를 들어 혼자 운전을 하는 상황인데 뒷자리에 도둑이나 살인범같이 위험한 사람이 타고 있거나 숨어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요 근래 현대자동차에서 싼타페 TM 시리즈에 이 기능을 활용했는데, 다만 대상이 위험한 사람들이 아닌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을 깜빡하고 차 안에 두고 내렸을 때 움직임을 감지하여 차 안에 갇히는 사태를 막아주는 경고를 울려줍니다.

2. 물로 가득 채운 범퍼

1960년대 존 리치라는 사람의 아이디어를 고려한 이 기능은, 만약 차량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가장 먼저 그리고 제일 큰 충격을 받게 되는 범퍼 안에 물을 가득 집어넣어서 충격을 완화시킨다는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실제 물을 채운 범퍼에 저속으로 충돌 시험을 진행한 결과, 차량의 손상 정도가 완화되고 실제 사람 다리에 부딪히는 실험에서도 큰 상처가 생기지 않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저속 25km/h 이하의 조건으로, 고속일 때는 무의미하다고 합니다. 

3. 로켓 브레이크

과거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로드스터’가 코너를 돌거나 정지할 때 차체에 로켓 추진기를 달아 조향이나 정거 시 도움을 주겠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단순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였고, 

실제로 1946년 미국 메릴랜드주의 알레 가니 탄도미사일 실험실에서 지프 차량에 로켓 추진기(45도 각도로 부착된)를 부착해 제동거리가 반으로 줄어드는 결과도 얻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용화하기에는 많은 양의 가연성 로켓연료가 필요했고 효율성이 떨어져 생산용 자동차에 적용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4. 엔진 시동-안전벨트 연동 시스템

1973년 미국 정부에서 그때 당시에 출시되는 모든 신차의 운전석과 조수석에 안전벨트를 하지 않으면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게끔 하는 장치를 의무 설치해야 하는 법을 통과시킨 적이 있었습니다. 

이 기능은 단순히 차량에 탑승하는 사람들에게 안전벨트를 매도록 만들어 교통사고 피해 발생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이 법은 다음 해에 바로 폐지가 되었습니다. 

5. 안전탑

자동차의 사이드 미러로 모든 사각지대의 시야를 확보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 미국의 월터 제롬이 설계한 자동차는 운전자가 직접 360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앞 좌석 중심에 ‘안전탑’을 만들었습니다. 시야 확보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그만큼 단점도 많았는데요.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는 게 아니라 서있어야 하는 구조였으며 앞 유리는 구조상 와이퍼를 사용할 수가 없어 유리 전체가 회전하면서 차체에 개별 장착된 특수 와이퍼로 닦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그때 당시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과 복잡한 제작 과정으로 인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운전을 할 때 나 혼자만 안전운전한다고 해서 교통사고가 ‘ZERO’인 경우는 없습니다. 불시에 찾아오는 위험요소라든지 타인에게서 받는 위협으로도 충분히 대형 교통사고가 날 수 있는데요. 아무리 다양한 안전 장치들이 있다 해도 실제로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안전운전 습관입니다. 

조금만 더 빨리 가고 싶어서 신호를 무시하고 무리한 차선 변경은 남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습니다. 운전자와 탑승자를 사고로부터 보호하는 목적으로 만든 안전장치들. 어쩌면 한 번이라도 사용하지 않거나 작동을 안 하게 하는 것이 다른 의미로는 좋은 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