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의 이물감, 가슴 통증..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라고?

몇 달 전부터 목에 이물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버릇처럼 잔기침을 하고, 원인 모를 가슴 통증에 시달렸다. 목소리가 갈라지기까지 했다. 나는 그저 ‘원래 기관지가 약하니까’,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고 몇 개월을 흘려보냈다. 얼마 전, 5년 만에 건강검진을 받았다. 위내시경을 하고 나서야 목이 불편했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역류성 식도염이었다. 사실 5년 전에도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았지만, 그때는 심한 증상이 없어서 내내 같은 병을 앓고 있는지도 몰랐다. 

국립국악원

의사 선생님은 야식 먹지 말고, 폭식하지 말고, 먹고 바로 눕지 말고, 잠자리에 들기 세시간 전까지 모든 음식물 섭취를 끝내라고 했다. 폭식과 과식, 야식은 나의 생활이었다. 하루 중 저녁에 대부분의 식사량을 몰아서 먹고, 먹자마자 바로 누워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다 잠이 들었다. 그런데 선생님, 세 시간이면 먹은 거 다 소화되고도 남지 않나요. 저는 배고프면 잠이 안 오는 걸요…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갔다. 약을 들고나온 약사님도 신신당부하는 눈빛으로 말씀하셨다. 약을 잘 챙겨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발 위험이 높은 질환이니 생활 습관도 꼭 바꿔야 한다고. 안 그러면 약을 끊고 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으나 속으로는 과연 그게 될까 싶었다. 

처방받은 약을 3일 정도 먹자 목의 불편감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어라? 진짜 기관지가 문제가 아니라 역류성 식도염이 문제였어? 그것도 모르고 몇 달, 아니 몇 년을 앓았다니. 병을 키우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니. (여러분, 아프면 바로바로 병원에 갑시다) 약효를 보고 나니 식습관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야식은 끊었는데 평소에는 뭘 먹어야 할지 찬찬히 생각해보니 아무런 지식이 없었다. 그래서 알아봤다. 역류성 식도염 완화에 좋은 음식은 무엇이고, 나쁜 음식은 무엇인지.  오늘은 일단 좋은 음식부터 알아보자.


역류성 식도염 완화에 좋은 음식 5

1. 마

역류성 식도염

마는 산속의 장어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영양성분과 효능을 갖췄다. 특히 끈끈한 점액질인 뮤신 성분이 위벽을 보호해주어 위염과 속 쓰림 증상을 완화해준다. 아밀라아제와 디아스타아제 등의 소화효소가 들어 있어 생으로 먹어도 소화가 잘되는 특징이 있다. 다만 생마를 손질할 때 점액질에 손이 닿으면 가려움증을 유발하므로 꼭 장갑을 끼도록 하자. 생마는 보통 두유나 요구르트, 또는 바나나 등의 과일과 함께 갈아 마신다. 생마를 손질하는 게 번거롭다면 가루 형태로 가공된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2. 양배추

역류성 식도염

양배추는 위 건강에 좋기로 알려진 대표적인 식품이다. 양배추에 포함된 항(抗) 궤양성 비타민U는 위 점막을 보호·재생해 주고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 중 하나인 속 쓰림을 완화해준다. 더불어 풍부한 섬유질 덕분에 소화가 잘되고, 변비에도 좋다. 다만 비타민U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생으로 먹거나 살짝 익혀 먹는 것이 좋다. 보통 즙으로 먹는 것이 섭취가 편한데, 100% 양배추즙은 사람에 따라 역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므로 비위가 약한 경우 사과나 브로콜리가 섞인 제품을 먹는 것을 고려해보자.

3. 바나나

역류성 식도염

역류성 식도염이 있을 경우 과일 섭취에도 유의해야 하는데, 산도가 높은 과일보다 바나나처럼 산도가 낮은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바나나의 산도는 pH 5.6의 알칼리성 식품으로 위산을 중화시켜주는 천연 제산제의 역할을 한다. 또한 다량의 식이섬유와 펙틴을 함유하고 있어 위를 편안하게 해주므로 자주 속 쓰림에 시달리는 사람은 바나나를 자주 먹자. 다만 당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많이 먹을 경우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니 적당히 먹는 것이 필요하다.

4. 감자

역류성 식도염

감자에는 탄수화물은 물론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B1과 비타민 C가 풍부하다. 칼륨을 많이 함유한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이기도 하다. 감자에 함유된 성분 중 필수 아미노산인 ‘아르기닌’은 식도와 위장에 얇은 막을 만들어 주어 위산으로부터 위 점막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사포닌 성분도 위산의 과다 분비되는 것을 막아주어 위벽 보호에 도움을 준다. 감자는 갈아서 즙으로 먹거나 쪄서 먹는 것이 좋은데, 만약 기름에 튀겨 먹게 되면 오히려 위에 부담을 주어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5.마늘

역류성 식도염

마늘에는 알리신이라는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데, 알리신은 위장을 자극해서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또한 염증 유발 물질 중 하나인 사이토카인을 줄여주고, 비타민B의 흡수를 도와 위장질환 예방은 물론 항암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여준다.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먹으면 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속 쓰림이나 통증이 있을 때 마늘을 섭취하면 빠른 회복을 도와준다. 하지만 생으로 먹기에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장벽. 되도록 공복섭취는 피하고, 자극적인 식감을 줄이기 위해 불에 구워서 먹거나 꿀에 절인 후 숙성 시켜 먹자.

그 외 역류성 식도염에 좋은 음식으로 꼽히는 식품은 브로콜리, 시금치, 상추, 연근, 단호박(껍질째 섭취), 생강, 백년초, 홍삼, 노루궁뎅이 버섯, 민들레, 계란 흰자, 귀리, 알로에, 배, 사과, 멜론, 망고, 아보카도 등이 있다고 하니 영양소를 고려하여 건강하고 다채로운 식단을 짜보도록 하자.